our summer, 뷔 인스타 스토리 공개 자작곡

아니 잠깐...

인스타 개설 후로 워낙 떡밥이 많이 떨어져서 잊고 있었는데,

아워썸머 월요일에 나옴;;;

일주일도 안되서 두곡이나 들은거야 지금???????????

미쳐따..

지금 태프들 머리풀고 달릴만 하다

 

아워썸머는 '그해 우리는' 1화에서 공개되었는데 정작 음원이 아직 안나와서 풀버전이 없다. 그래서 완곡을 다 듣고 리뷰를 쓰고 싶었는데, 오늘 태형이가 갑자기 예전에 만든 곡이라며 하와이에서 즉석으로 찍은 영상까지 얹어 인스타에 깜짝 공개하는 바람에 사랑하는 마음 주체할 수 없어서 일단 조금 덜어내서 써보려고 함 ㅠㅠ

Our Summer: 평생 기타랑 함께하겠다고 약속해

동화같은 서사가 느껴졌던 윈터베어-스윗나잇과는 계보가 약간 다르다. 앞에 두곡보다 훨씬 더 오스트스러워졌다고 해야하나. 듣는순간 도깨비가 생각나더라. 스윗나잇은 노래 자체야 당연히 좋았지만 막차를 타다보니 충분히 화면과 녹아들 여유가 없었는데 이번에는 1화부터 나왔고, 제작진에서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해서 그런지 훨씬 싱크로가 좋았다.

 

태형이는 대외적으로 재즈풍의 곡을 작업하겠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고 보컬과 장르의 궁합도 잘 맞아서 작년 크리스마스에 실제로 그런 풍의 snow flower를 깜짝선물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목소리는 장르보다는 악기특성을 더 탄다고 본다. 보컬에서 쓸쓸함이나 따뜻함같은 정서가 유독 두드러지다보니 잔잔하고 서정적인 기타소리를 깔고 노래할때 사기급이다. 네시부터 아워썸머까지 쭉 태형이 노래를 들어봤지만 같은 느린 템포라도 피아노보다 기타류가 훨씬 더 제옷입은 듯 잘 어울린다.

 

방탄정규곡에서 싱귤러리티가 뷔의 변곡점을 마련했다면 자작곡을 포함한 솔로곡에서는 윈터베어가 변곡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윈터베어에서 온갖 현악기를 때려부어 뷔의 보컬강점을 살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영어로 노래할 때 더 사기가 됨(...) 윈터베어 이후 기타선율이 메인세션에서 벗어나질 않는걸 보면 듣는 귀는 다 비슷하지 않나 싶다ㅎㅎ

 

성공공식을 모두 모아놓은 것만으로도 이미 수준급인데, 태형이가 믹테를 의식해서 작업을 많이 해오고 있어 그런지 곡을 소화하는 느낌도 꽤 원숙해졌다. 부드러운 기타소리와 함께 읊조리듯 마디마디를 맺어주니까 어쿠스틱 팝같은 느낌이 나더라구. 우리 곰도리.. 언제 이렇게 컸냐.. 너무 빨리 큰다 진짜..ㅠ

인스타 공개곡: 뷔는 길을 잃지 않는다, 지금 이순간에도...

태형이는 항상 여유를 즐기고 자유를 사랑한다. 스스로를 아주 잘 알고 자존감이 높아서 이를 언급한 영상도 아주 많다. 그의 보컬도 이런 성향을 똑 닮았다. 호흡이 느린 곡에서 훨씬 빛난다. 불행히도 방탄 곡은 템포가 빠른 댄스곡이 주류라 자작곡에서만큼은 본연의 여유있는 호흡을 챙겨가려 해왔다. 그런 곡들의 흐름속에서 가장 리드미컬한 노래가 이번에 공개된 노래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이너차일드가 떠오르더라. 여름밤과 잘 어울리는 공통적인 이미지때문에 오히려 차이점이 명확하게 느껴져서.

 

이너차일드는 회사에서 바라보는 뷔의 대외적인 이미지로 구성해서 배당한 곡이라 명목은 자전적 곡인데 전혀 주인공의 피치나 속도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특이점이 있음..ㅋㅋ('친구'도 마찬가지) 근데 그전의 솔로곡들은 호흡이 느리고 어둡기 때문에, 밝고 리드미컬한 곡은 이게 최선인가 하고 나름 기준점을 만들고 말았었는데-? 태형이가 공개한 이 노래를 들어보니 아니었다... 본인의 속도로도 충분히 청량한 노래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ㅠㅠ

 

예전에 달방 쟁반노래방에서 뷔가 버즈 노래와 김동률의 노래를 부른 적이 있었다. 다들 놀랐지. 뷔는 원래 k-락발라드를 찰떡으로 소화하는 보컬이지만 방탄은 힙합돌인데다 멤버가 7명이나 되다보니 호흡을 길게 가져가면서 노래의 감성을 표현할 기회가 없어서 다들 몰랐던거다(..)

 

즉 그룹곡은 뷔의 보컬매력을 드러내기에 부적합하다. 아예 반대방향으로 내달릴때도 많다. 저음이 독보적이라 DNA나 FAKE LOVE처럼 오프닝이나 브릿지에 저음부를 넣어 활용하면 회자될 정도는 되지만 아무래도 곡의 이미지는 싸비에서 결정되니까 가수로 어필하기엔 부족하지. 피치가 계속 높아져가는 방탄노래의 흐름속에서 빅히트가 내놓은 '그 가수만의 솔로곡'이 이너차일드인걸 보면 한계는 분명하다.

 

그래도 언제나 김태형은 길을 찾는다. 그룹곡 활동으로 충족되지 못하는 부분을 자작곡으로 풀어놓기 시작했다. 스스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심지가 굳기 때문에 흔들리거나 헤매는 법도 없다. 그 일련의 과정을 보면 김태형을 사랑해줄 수 밖에 없다... 한발자국씩 뽀짝뽀짝 나간다는게 뭔지, 지켜보면 그냥 알게 된다.

 

나는 2019년 상반기에 입덕했는데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팬덤간 인기경쟁이 아주 심했다. 그 복마전에서 갈려나가지 않고 여태 버티고 있는건 다 김태형의 발자국 하나하나가 아주 깊고 일정한 방향이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김태형은 사람들 사이에서 부대끼는 걸 좋아하는 얼렁뚱땅 강아지지만 삶에 대한 뚜렷한 신념이 있고 자존감이 높아서 모든 언행이 한가지 방향으로 흐른다. 현재 누리는 행복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추상적이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걱정하며 시간을 쓰지 않는다. 타인과 관계를 맺는것이 능숙하지만 애정추구형이라 가짜관계에 집착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서 현재의 소소한 감정을 곡의 소재로 쓰는건 필연적 결과다. 미완성곡을 공개하는 것도 거리낄게 없다. 조금씩 갈무리하고 있던 감정의 조각을 보여줄 기막힌 배경을 찾았다는 것이 더 행복한 음악의 곰도리다..

 

진짜진짜 너무 사랑스러운 우리 태형이💜

그래도 완곡 꼭 공개해주기야, 노래 너무 좋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