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이라서 방탄소년단 뷔가 있음을

바쁜 현생을 살면서 트위터로 떡밥을 대충 소화하고 있긴 한데 블로그까지는 차마 발걸음 하지 못했던 하루하루였건만- 역시 김태형의 한방은 무섭다ㄷㄷㄷ 위버스 글을 보는 순간 로그인을 할 수밖에 없었다..ㅎㅎㅎ

 

내 덕질의 시작은 뷔의 얼굴이었을지 몰라도, 지금까지 호감을 이어왔던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이런 거였다. 김태형이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보이는 사람이라서. 거창한 수식어가 없어도 상대방을 감동시킬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사람이라서. 애둘러가지 않고 직진하는 사람이라서. 그리고 항상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라서. 흔들리지 않는 소신이 느껴지는 사람이라서.

 

사실 아직 방탄회식을 못봤다. 신곡 뮤비도 어제서야 봤다(...) 내 현생을 기꺼이 갈아버릴만한 컨셉이 아니었지 이번 앨범이. 그리고 라이프고즈온 싫어하는데 너무 같은 분위기라 더 손이 안갔었다. 방탄은 그런 류의 노래를 소화하기엔 보컬이 너무 약한데 프로듀서가 국뽕을 먼저 거나하게 들이킨건지 수록곡에서부터 자꾸 그런 노래를 넣더니 결국엔 타이틀로 선보이더라고. (라이프고즈온보다 이번 노래들이 듣기 더 편하긴 했다.) 그런 어울리지 않은 노선을 계속 고집하니까 노래에 기대가 잘 안되더라. 퍼미션투댄스같이 캠페인송 내는 것도 무매력이었고. 계속 게임이며 이상한 광고같은 빅히트의 노잼프로젝트 결과물을 보는것도 질리고...

 

그래서 이렇게 덕질이 끝나가는건가 싶었는데, 오늘 개인활동의 서막이 열렸다는 소식에 약간 숨통이 틔였고, 위버스에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태형이를 보니까 오랜만에 살짝 설렜어...ㅋ 

 

김태형은 워낙 다재다능하고 자유분방해서 방시혁이 요구하는 특정한 틀이 갑갑할거라 생각은 했었다. 근데 또 그걸 잘 따라가주길래, 일정 부분 타협하고 비즈니스를 하는 법을 배웠구나 싶었더랬다. 그리고 어느순간 믹테작업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길래 그게 유일하게 허용된 영역이라 거기에 매달리는건가 싶었었지. 태형이가 연기하는 모습이 너무 보고 싶었지만 빅히트가 짜놓은 촘촘한 스케줄의 빈틈은 없어보였고, 그래서 군대 다녀오고 나서야 좀 길이 보이려나 싶어서 덕질이 시들해진것도 있다. 배우 김태형을 보기 위해 몇년간은 내 현생을 살고 돌아와야겠구나 하고..ㅎㅎ

 

그룹활동 그거 말이야 좋지. 근데, 서브보컬로서 그룹활동 해봐야 몇초 안되는 토막마디 부르고 끝나잖아. 그거 가수생명 갉아먹는거다. 완곡경험을 쌓아야 스킬이 늘어나는데 어디에 갖다붙을지도 모르는 토막 몇번씩 부르는거, 그게 얼마나 본인에게 도움이 될까? 음색내는 짬밥이야 늘겠지. 하지만 노래 한곡을 소화할 때 음색이 전부는 아니잖아.. 그래서 나는 김태형이 커버든 뭐든 노래를 완창해보는 경험을 많이 쌓길 바랬다. 태형이의 저음은 정말 훌륭하지만, 반대로 그 독특한 저음때문에 그룹곡에서 주요하게 쓰이기 어려우니까.

 

김태형을 지켜보다보면 항상 기대는 현실이 되었다. 허술해도 야무지고 똑똑한 곰돌이라 알아서 잘 하더라고. 이거저거 노래를 만들고 부르기 시작하더라. 믹테준비도 하면서 다양한 노래를 많이 불러봤는지 곡을 소화하는 느낌이 점점 좋아졌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앨범에 수록된 신곡들을 들으면서, 태형이의 보컬이 훨씬 더 좋아졌다고 느꼈다. 옛투컴의 풍부한 감성이 느껴지는 보컬도, 달방의 그르릉대는 보컬도 너무 좋았어ㅠㅠ

 

오늘 개인활동이 공식화되긴 했지만 어제부터 살짝 기대하긴 했었다. 그것은 타투ㅋㅋㅋ 우정타투를 한다는데 정작 먼저 스포를 날린 당사자는 어디에 했는지 보이질 않는거지. 남준이와 호석이는 발목에 한것 같고, 지민이는 손가락에 한거 같고. 아무래도 작은 타투는 손발에 많이 하니까 태형이도 그러려나, 근데 나중에 연기활동하게 되면 좀 거슬리지 않을까, 나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했었단 말임.. 김태형의 미감을 생각하면 분명 예쁜데 할텐데 예쁜데는 목덜미 손목 발목 이런데밖에 없어서.

근데 의외로, 아직 고민중이라고 하더라. 나중에 '활동' 생각하면 보이는데 하면 안될거 같다면서. 이때 묘하게 '활동'이라는 어감이 다른걸 지칭하는 것 같았다. 왜냐면 공연과 타투는 상관이 없으니까. 태형이도 말을 골라서 하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얘가 연기를 아직 염두에 두고 있구나, 우리 기특한 곰돌이ㅠ 우쭈쭈- 를 시작하고 있었던 건데 아 이제 진짜로 그게 현실이 되는거구나.... 와... 드디어.......ㅠㅜㅜ

 

그동안 계속 방타쿠의 가스라이팅 아래 기기묘묘한 그룹활동을 이어왔으니, 팬들도 7달고 미친짓하고 다녔던 게 몇년째라 공식적인 개인활동이 어떨지 애들도 생각이 많을것 같아. 근데 사실 너네들이 보여준 모습중 노래하고 공연하는 모습보다 자컨 비중이 더 많단다(...) 그간 세트로 즐겨와서 그렇지 너네 한명한명 너무 개성강해서 개인활동해도 이미 낯설지 않아요;; 걱정하지말고 각자의 영역을 더 넓히고 단단히 다져서 나중에 더 멋있는 무대를 만들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우리 예쁜 곰돌이 김태형. 엉뚱하고 자유롭고 호기심 많고 사랑이 넘치는 너라서 방탄소년단 뷔가 그토록 매력적이었던거겠지. 뷔라는 이름조차 네덕분에 너무나 예뻐보일만큼. 그 어떤 이름을 가지고 왔어도 반짝반짝하게 만들었을거야.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도 그럴거고. 어디에 있어도 언제나 뽀짝뽀짝하겠지... 계속 지켜볼게 김곰돌🐻💜